입암산과 백암산은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과 전라북도 정읍시 입암면, 순창군에 걸쳐 있어서 전북과 전남의 경계에 위치하며, 내장산국립공원의 남부지역에 해당한다. 내장산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순창고개에서 나뉘어서, 서쪽의 입암산과 남쪽의 백암산에 연결된다. 입암산(626 m)은 지리적으로 동경 126o49′57″,북위 35o28′57″에 위치하며, 서쪽으로 갓바위를 경유하여 방장산에 연결된다. 입암산 지역은 대부분이 전남대학교 연습림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주요 사적으로는 입암산의 계곡 능선을 따라 만든 포곡식 산성인 입암산성(사적 384호)이 있다. 입암산성 안쪽에는 분지형태의 습지가 있는데, 70년대 중반까지 논농사를 지었던 지역으로, 국립공원 지정에 의해 폐경지가 된 이후 천이가 진행되고 있어서 산지습지로서의 모양을 갖추고 있다. 입암산과 백암산 사이에는 몽계폭포를 경유하는 등산로가 연결되어 있어 두 개의 산을 한 번에 종주할 수 있다. 백암산(741 m)은 지리적으로 동경 126o52′07″, 북위 35o27′41″에 위치하며, 남사면 계곡에 고불총림인 백양사가 있다. 백양사 주변에는 자생 북한계 지역으로 추정되는 굴거리나무숲(천연기념물 제91호)과 비자나무숲(천연기념물 제153호)이 있다. 전남지역은 지리산과 무등산을 제외하면 1,000 m를 넘는 심산이 없어서 대부분의 산지가 취락에 인접하여 1960년대까지 연료림으로 이용되었다. 백암산 지역의 숲 역시 1960년대 이후 조림 또는 갱신된 소나무림 또는 소나무-참나무림의 이차림이 대부분이지만, 대사찰인 백양사 주변의 백양계곡은 갈참나무, 개서어나무, 물푸레나무, 고로쇠나무, 굴피나무, 층층나무 등으로 이루어진 낙엽활엽수림이 잘 보존되어 있다. 입암산 지역의 숲도 대부분이 이차림이지만, 남창골 상류와 은선동계곡을 따라 잘 자란 낙엽활엽수림이 남아 있으며, 전남대연습림의 특성상 삼나무, 편백, 잣나무, 일본잎갈나무, 독일가문비, 튤립나무 등의 인공조림지가 군데군데 섞여 있다. 입암산-백암산지역은 온도분포상으로는 난온대와 냉온대의 경계부에 속하며, 식물지리학상으로는 온대하부에 해당한다. 내장산을 중심으로 한 내장산국립공원지역에 대한 식물상 보고는 여러 번 이루어졌으나,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입암산-백암산 지역에 대한 식물상 보고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연구는 입암산-백암산 지역의 관속식물상을 조사하여 그 식물분류학 및 식물지리학적 중요성을 밝히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