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산(인제, 강원)의 관속식물상
Floristic study of Mt. Hanseok (Inje-gun, Gangwo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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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하는 한석산(1,119 m)에 대한 식물상을 2013년 3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분포가 확인된 관속식물은 101과 337속 520종 5아종 69변종 9품종으로 총 603분류군이었다. 특산식물은 14분류군이었으며, 희귀식물은 취약종(VU)에 5분류군, 약관심종(LC)에 9분류군, 그리고 자료부족종(DD)에 3분류군으로 총 17분류군이었다.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로는 V등급 1분류군, IV등급 14분류군, III등급 22분류군, II등급 30분류군, I등급 32분류군으로 총 99분류군이 조사되었다. 귀화식물은 생태계교란야생식물 3분류군을 포함하여 총 37분류군이 확인되었으며, 도시화지수와 귀화율은 각각 11.5%와 6.1%로 산출되었다. 용도는 식용이 223분류군(36.9%)으로 가장 많았고, 목초용 217분류군(35.9%), 약용 165분류군(27.3%), 관상용 67분류군(11.1%), 목재용 22분류군(3.6%) 그리고 다용도 9분류군(1.4%) 등의 순으로 확인되었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was carried out to investigate the flora of Mt Hanseok (Inje-gun, Gangwon-do) from March, 2013 to August, 2014. Vascular plants were summarized, numbering 603 taxa including 101 families, 337 genera, 520 species, 5 subspecies, 69 varieties and 9 forms. Among the 603 investigated taxa, 14 Korean endemic, 17 rare plants and 99 plants specially designated by the Ministry of Environment were also included. Naturalized plants amounted to 37 taxa. The percentage of naturalized plants species and the urbanization index were estimated to be 6.1% and 11.5%, respectively. Useful plants of the 603 taxa listed consist of 223 taxa (36.9%) which are edible plants, 217 taxa (35.9%) which are pasture plants, 165 taxa (27.3%) as medicinal plants, 67 taxa (11.1%) as ornamental plants, 22 taxa (3.6%) which are timber plants and 9 taxa (1.4%) of miscellaneous plants.
인제군은 강원도 영서북부지역으로 태백산맥의 서사면에 위치하며 총 면적은 1,646.33 km2로 강원도의 9.9%에 해당하고 90% 이상이 임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부분이 해발 800 m 이상의 산들로 이루어져 있다(Inje-gun, 2014a). 기후는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로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간 연평균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은 각각 16.2℃와 5.1℃였으며, 평균 연교차는 11.1℃로 일교차 및 계절에 따른 기온의 차가 매우 크다. 또한 연평균 강수량은 1,318.5 mm로 대부분 4월부터 9월까지 집중되나 겨울에도 습한 조건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ee and Kim, 1997; Inje-gun, 2014b).
본 조사지역인 한석산(1,119 m)은 행정구역상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에 위치하며, 태백산맥 계로 동쪽으로는 점봉산(1,424 m)이 위치하고, 서쪽으로는 내린천이 흐르며, 남쪽으로는 매봉(1,062 m)과 이어진다. 한석산은 비교적 산림이 잘 보존되어 있는 반면 저지대에는 농경지가 많고 동사면의 경우 3개의 입구로부터 정상까지 이어지는 임도와 군 작전로가 형성되어 부분적으로 식생이 파괴되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Paik et al., 1996). 하지만 최근에는 백두대간 트레일 선정(Korea Forest Service, 2010), 내린천 래프팅 그리고 임도와 군작전로를 오프로드 코스로 이용하는 관광객까지 증가하여 이들을 통한 산림 내부의 인위적인 교란은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석산에 관한 식물자원 연구는 Paik et al. (1996)에 의한 식물상 및 식생연구와 Chang and Jeon (1997)에 의해 특정 식물종이 조사된 바 있다. 하지만 Chang and Jeon (1997)의 연구는 조사의 특성상 특정식물에 국한된 조사범위와 부족한 조사 횟수로 한석산의 식물자원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Paik et al. (1996)에 의한 연구에서는 85과 229속 452분류군의 식물 목록이 작성된 바 있으나, 조사가 주로 북사면을 중심으로 수행되어 남사면을 포함한 다양한 곳의 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관광객의 유입으로 인한 답압의 피해 및 관광자원 개발 등 인위적인 교란과 환경의 변화에 의한 식물자원의 분포는 기존 연구와 차이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증거표본에 기초한 식물자원의 분포와 특징을 밝혀, 기존의 연구결과와 비교분석하고, 이를 자원 보존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게 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재료
재료는 개화기와 결실기를 중심으로 총 13회에 걸쳐 현지조사를 통해 수집하였으며, 수집된 증거표본은 강원대학교 생명과학과 식물표본관(KWNU)에 보관하였다. 조사경로와 일정은 Fig. 1, Table 1과 같다.
방법
조사는 2013년 3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총 13회에 걸쳐 수행하였으며, 식물의 동정은 Chung (1956, 1957), Lee (1996a, 1996b), Lee (2003a, 2003b), Lee (2006a, 2006b), Korea National Arboretum (2008a), Oh (2006) 등의 도감을 사용하였으며, 동정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1차적으로 동정된 표본을 각 분류군의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교차 동정을 실시한 후 확증 표본으로 사용하였다. 식물 목록은 국가표준식물목록(Korea National Arboretum and The Korean Society of Plant Taxonomists, 2007)의 순서를 따랐으며, 재배종의 경우 국명 뒤에 (재) 표시를 넣어 구분하였다. 작성된 식물 목록을 기초로 한국특산식물(Oh et al., 2005a), 희귀식물(Korea National Arboretum, 2008b), 그리고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Ministry of Environment, 2014)에 대해 분석하였다. 또한, 조사 지역이 국내에서 남북방한계에 해당하는 식물을 확인하기 위해 Oh et al. (2004, 2005b, 2006, 2007, 2008, 2009, 2010a, 2010b, 2011)의 자료와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Korea National Arboretum, 2014)의 표본정보를 이용하였다. 귀화식물은 Lee et al. (2011)의 자료를 이용하였으며, 귀화율(Numata, 1975)과 도시화지수(Yim and Jeon, 1980)는 아래의 공식을 이용하여 산출하였고, 식물의 용도는 Lee (1976)의 자료를 이용하였다.
- 귀화율(the percent of naturalized plant species, PN)= S/N·V×100
(S: 조사지역의 귀화식물 분류군 수; N·V: 조사지역의 관속식물 총 분류군 수)
- 도시화지수(urbanization index, UI) = S/N×100
(S: 조사지역의 귀화식물 분류군 수; N: 전국의 귀화식물 총 분류군 수)
결과 및 고찰
식물의 종류 조성
한석산 일대에서 채집된 증거 표본에 의한 관속식물은 101과 337속 520종 5아종 69변종 9품종으로 총 603분류군의 분포가 확인되었다(Appendix 1; Table 2). 이는 우리나라 관속식물 4,071분류군(Lee, 1996a)의 약 14.8%이며, 강원도에 분포하는 관속식물 1,796분류군(Gangwon-do, 2010)의 33.5%이고, 조사지역인 인제군의 관속식물 1,124분류군(Gangwon-do, 2010)의 53.6%에 해당한다. 이 결과를 Paik et al. (1996)의 결과와 비교해보면 쇠뜨기(Equisetum arbense), 관중(Dryopteris crassirhizoma), 미꾸리낚시(Persicaria sagittata), 물레나물(Hypericum ascyron), 도둑놈의갈고리(Desmodium podocarpum var. oxyphyllum) 등 357분류군은 본 연구에서도 분포가 재확인되었으나, 석송(Lycopodium clavatum), 늦고사리삼(Botrypus virginicus), 분버들(Salix rorida), 구상난풀(Monotropa hypopithys), 층층잔대(Adenophora verticillata), 금강애기나리(Streptopus ovalis), 대새풀(Cleistogenes hackelii), 고양이수염(Rhynchospora chinensis), 흰제비란(Platanthera hologlottis) 등 96분류군은 분포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부채괴불이끼(Gonocormus saxifragoides), 처녀이끼(Hymenophyllum wrightii), 좀고추나물(Hypericum laxum), 나래회나무(Euonymus macropterus), 애기물꽈리아재비(Mimulus tenellus), 금강초롱꽃(Hanabusaya asiatica), 천남성(Arisaema amurense for. serratum), 층층고랭이(Cladium chinense), 알방동사니(Cyperus difformis), 타래난초(Spiranthes sinensis) 등 246분류군의 분포를 새롭게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기존 연구와는 다른 다양한 조사 경로와 조사 횟수의 차이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과별 구성 종에 의한 다양성은 국화과가 77분류군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벼과(45분류군), 장미과(30분류군), 콩과(28분류군), 사초과(26분류군), 백합과(21분류군), 미나리아재비과(20분류군)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본 조사 지역 중 식물자원이 가장 풍부한 곳은 피아시 계곡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계곡부와 등산로 주변으로 계곡의 상류쪽으로 갈수록 계곡이 깊고 등산객의 접근이 어려워 인위적인 교란이 적으며, 크고 작은 바위와 암석으로 인한 미소 지형이 형성되어 있어 여러 식물의 생육이 양호하게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피아시 계곡과 등산로 주변에는 특산식물 및 희귀식물로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IV등급에 해당하는 금강초롱꽃과 희귀식물인 백작약(Paeonia japonica), 그리고 국내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본 연구를 통해 최초로 자생지가 확인된 좀처녀이끼(Hymenophyllum polyanthos)와 근연분류군인 처녀이끼, 부채괴불이끼 등이 계곡 주변 암석에 붙어 혼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산식물
특산식물이란 한반도의 자연환경에서 적응 및 진화해온 식물로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독특한 식물이다(Kim, 2004). 본 조사지역에서 확인된 603분류군 중 특산식물은 키버들(Salix koriyanagi), 할미밀망(Clematis trichotoma), 무늬족도리풀(Asarum versicolor), 노각나무(Stewartia pseudocamellia), 고광나무(Philadelphus schrenkii), 노랑갈퀴(Vicia chosenensis), 지리산오갈피(Eleutherococcus divaricatus var. chiisanensis), 참배암차즈기(Salvia chanryoenica), 오동나무(Paulownia coreana), 청괴불나무(Lonicera subsessilis), 병꽃나무(Weigela subsessilis), 금강초롱꽃, 고려엉겅퀴(Cirsium setidens), 각시서덜취(Saussurea macrolepis) 등 총 12과 14속 14분류군으로서(Table 3), 키버들은 북사면인 덕적리에서 계곡을 따라 정상으로 이어지는 임도와 하추리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계곡부에서 조사되었고, 할미밀망, 무늬족도리풀, 고광나무, 노랑갈퀴, 지리산오갈피는 피아시 계곡으로부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주변에서 조사되었으며, 참배암차즈기는 장승고개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임도 주변부에서 군락을 이루며 생육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청괴불나무, 병꽃나무는 피아시 계곡과 하추리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계곡부에 생육하였으며, 금강초롱꽃은 피아시 계곡의 최상류에서 경사가 급해지는 부근에 생육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조사된 14분류군은 우리나라 특산식물 328분류군(Oh et al., 2005a)의 4.2%에 해당되며, 선행 연구인 Paik et al. (1996)의 15분류군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선행 연구는 Paik (1994)를 기준으로 하였고 본 연구는 Oh et al. (2005a)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으로 판단되며, Paik et al. (1996)의 소산식물 목록을 본 연구와 동일한 기준(Oh et al., 2005a)으로 적용하면 키버들, 고광나무, 노랑갈퀴, 할미밀망, 참배암차즈기, 오동나무, 청괴불나무, 고려엉겅퀴, 진범(Aconitum pseudolaeve), 지리대사초(Carex okamotoi) 등 11분류군으로 본 연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번 연구에서 은사시나무(Populus tomentiglandulosa), 진범, 지리대사초 등 3분류군은 확인하지 못했고, 대신 무늬족도리풀, 금강초롱꽃, 각시서덜취 등 6분류군의 분포를 새롭게 확인하였다.
희귀식물
희귀식물은 총 17분류군으로 산림청에서 지정한 희귀식물 577분류군(Korean National Arboretum, 2008b)의 2.9%에 해당한다. 등급별로는 취약종(vulnerable, VU)에 백작약, 긴잎갈퀴(Galium boreale), 애기물꽈리아재비, 금강초롱꽃, 왜솜다리(Leontopodium japonicum) 등 5분류군, 약관심종(least concerned, LC)에 너도바람꽃(Eranthis stellata), 도깨비부채(Rodgersia podophylla), 금강제비꽃(Viola diamantiaca), 미치광이풀(Scopolia japonica), 쥐방울덩굴(Aristolochia contorta) 등 9분류군, 자료부족종(data deficient, DD)에 지리산오갈피, 산분꽃나무(Viburnum burejaeticum), 벗풀(Sagittaria sagittifolia subsp. leucopetala) 등 3분류군이 확인되었으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식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기존 연구 결과(Paik et al., 1996)에서 확인된 희귀식물은 멸종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 CR)에 끈끈이장구채(Silene koreana), 목련(Magnolia kobus) 등 2분류군, 취약종에 왜솜다리 1분류군, 약관심종에 늦고사리삼, 너도바람꽃, 구상난풀, 금강애기나리, 말나리(Lilium medeoloides) 등 8분류군으로서 총 13분류군이 확인된 바 있다. 본 연구 결과, 취약종인 왜솜다리 등 7분류군은 재확인되었으나, 멸종위기종인 끈끈이장구채, 목련 등 6분류군은 확인하지 못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취약종인 백작약, 긴잎갈퀴, 애기물꽈리아재비, 금강초롱꽃 4분류군을 포함한 총 10분류군의 분포를 새롭게 확인하였다. 확인된 분류군 중 백작약, 애기물꽈리아재비, 금강초롱꽃, 지리산오갈피는 피아시 계곡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 주변에 생육하였으며, 왜솜다리는 동일한 능선에서 등산로 중앙의 바위틈에서 생육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산분꽃나무와 벗풀, 긴잎갈퀴는 하추리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계곡 주변에서 조사되었다.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서로 다른 지역의 환경을 동일하게 또는 이질적으로 표현하는 데 유용한 분류군으로 환경부에 의해 1,257분류군이 지정되어 분포지역의 범위에 따라 다섯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Ministry of Environment, 2014). 조사된 603분류군 중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총 99분류군으로 그 중 일부 지역에 고립되어 있거나 불연속적으로 분포하는 종류인 V등급에는 산분꽃나무 1분류군이 포함되었으며, 북방계 또는 남방계 식물로 일반적으로 1개의 아구에 분포하는 종류인 IV등급에는 회리바람꽃(Anemone reflexa), 톱바위취(Saxifraga punctata), 돌마타리(Patrinia rupestris), 왜솜다리, 층층고랭이 등 11분류군이 확인되었다. 북방계 또는 남방계 식물 중 2개의 아구에 분포하는 종류인 III등급에는 처녀이끼, 너도바람꽃, 금강제비꽃, 미치광이풀, 긴잎여로(Veratrum maackii) 등 28분류군이 조사되었으며, 비교적 전국적으로 분포하나 1,000 m 이상의 고산지대에 분포하는 종류인 II등급에는 퍼진고사리(Dryopteris expansa), 눈개승마(Aruncus dioicus var. kamtschaticus), 회목나무(Euonymus pauciflorus), 곰취(Ligularia fischeri), 각시서덜취 등 27분류군이 확인되었고, 3개의 아구에 걸쳐 광역 분포하는 종류인 I등급에는 참나도히초미(Polystichum ovato-paleaceum var. coraiense), 촛대승마(Cimicifuga simplex), 홀아비꽃대(Chloranthus japonicus), 올괴불나무(Lonicera praeflorens), 박새(Veratrum oxysepalum) 등 39분류군인 것으로 조사되었다(Table 5). 그 중 속새, 청나래고사리(Matteuccia struthiopteris), 물오리나무(Alnus sibirica), 동의나물(Caltha palustris), 처녀치마(Heloniopsis koreana)는 장승고개에서 정상으로 가는 임도 주변부에서 조사되었고, 거미고사리(Camptosorus sibiricus), 동자꽃(Lychnis cognata), 홀아비꽃대, 큰괭이밥(Oxalis obtriangulata), 붉은병꽃나무(Weigela florida)는 피아시 계곡 주변부에서, 참나도히초미, 흰진범(Aconitum longecassidatum), 촛대승마, 피나물(Hylomecon vernalis), 개회나무(Syringa reticulata var. mandshurica)는 하추리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계곡 주변부에서, 투구꽃(Aconitum jaluense), 는쟁이냉이(Cardamine komarovi), 물양지꽃(Potentilla cryptotaeniae), 큰참나물(Cymopterus melanotilingia), 당개지치(Brachybotrys paridiformis)는 덕적리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산림 내부에서 조사되었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Paik et al. (1996)의 연구에서는 73분류군, Chang and Jeon (1997)의 연구에서는 8분류군이 확인된 바 있으나, Chang and Jeon (1997)은 조사의 특성상 한석산 보다는 점봉산에 중점을 두고 수행되어 비교분석하지 않았다. Paik et al. (1996)에 의한 73분류군 중 본 연구에서 분포가 재확인된 분류군은 관중, 가래나무(Juglans mandshurica), 돌단풍(Mukdenia rossii), 노랑갈퀴, 큰엉겅퀴(Cirsium pendulum) 등 52분류군이었으며, 여우버들(Salix xerophila), 승마(Cimicifuga heracleifolia), 애기며느리밥풀(Melampyrum setaceum), 금강애기나리, 구와취(Saussurea ussuriensis) 등 25분류군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또한, 본 연구를 통해 부채괴불이끼, 나래회나무, 말털이슬(Circaea quadrisulcata), 왜천궁(Angelica genuflexa), 긴잎여로 등 50분류군의 분포를 새롭게 확인하였다.
남방한계 및 북방한계 식물
한석산이 국내 분포의 북방한계인 식물로는 좀처녀이끼, 처녀이끼, 양덕사초(Carex stipata), 층층고랭이 등 4분류군이었으며 남방한계인 식물은 없었다. 좀처녀이끼는 제주도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Park, 1968; 1975; Lee, 1996a; Sun et al., 2007), 일부 학자는 제주도 내 분포가 의심스러운 분류군으로 취급한 바 있으며(Moon, 2007), 최근까지 증거표본에 의해 분포가 확인된 자생지는 보고된 바 없다(Korea National Arboretum, 2008a). 하지만 본 연구를 통해 최초로 자생지가 확인된 좀처녀이끼는 포막이 두 개의 판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잎이 2-3회 우상으로 갈라지고 삼각상 난형인 것이 특징으로서 피아시 계곡 최상류의 여러 바위에 착생하여 처녀이끼, 부채괴불이끼 등 여러 양치식물과 혼생하는 것을 확인하였다(Fig. 2-A). 처녀이끼는 두 개로 갈라지는 포막이 좀처녀이끼와 유사하나 가장자리에 얕은 파상형 거치가 있어 차이가 있고 잎이 장타원형 또는 장란형으로서 좀처녀이끼와 구분된다. 처녀이끼의 국내 분포는 강원도 원주의 치악산, 경남 함양의 지리산, 전남 화순의 형제봉, 제주도의 한라산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확인되어 한석산이 분포 북방한계인 것으로 생각된다(Fig. 2-B).
양덕사초는 애괭이사초(Carex laevissima)와 유사하나 줄기가 약간 굵고 연하며 인편은 황록색이고 과포의 가장자리에 좁은 날개가 있어 구분된다(Lee, 1996a; Lee, 2003b). 국내 분포는 강원도 평창의 백덕산과 태기산, 서울의 오류동 습지, 경북 청송의 주왕산에서 확인되어 본 조사 지역이 북방한계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Fig. 2-C), 한석산에서의 분포는 장승고개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임도 주변 습한 곳에서 생육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층층고랭이는 열대, 아열대 기원인 전형적인 남방계식물로서 호주와 아프리카에도 분포하고 있는 광역 분포종이다(Im, 1992; Hong et al., 2011). 국내에서는 주로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지방의 해안에서 확인되어(Hong et al., 2011; Ko et al., 2013), 내륙에서는 본 연구에서 최초로 자생지가 확인되었으며, 양덕사초와 같은 환경에서 자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좀처녀이끼와 처녀이끼의 경우 계곡이 깊고 접근이 어려우며, 암석에 착생하는 생육환경으로 주변 식물의 피압 등의 위협요인은 적을 것으로 판단되나, 양덕사초와 층층고랭이의 경우는 임도 주변의 습한 지역에 생육하여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하고 생육지 주변이 산사태를 대비해 석축을 쌓은 것으로 보아 산사태로 인한 매몰 등 여러 위협요소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조사에서 국내 분포의 북방한계인 식물들은 학술적 가치와 보존적 가치가 높을 것으로 생각되며, 식물지리학적 측면에서도 유용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어 폭 넓은 조사와 정밀한 자생지 확인을 통한 개체 및 자생지 보존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귀화식물
귀화식물이란 국외의 자생지로부터 인간의 매개에 의해 의도적 또는 비의도적으로 우리나라에 이입되어 세대를 반복하며 토착화된 식물로서(Park, 2009), 본 조사지역에서 확인된 귀화식물은 돼지풀(Ambrosia artemisiifolia), 단풍잎돼지풀(Ambrosia trifida), 미국쑥부쟁이(Aster pilosus) 등 생태계 교란 야생식물 3분류군을 포함하여, 닭의덩굴(Fallopia dumetorum), 가는털비름(Amaranthus patulus), 둥근잎나팔꽃(Ipomoea purpurea), 붉은서나물(Erechtites hieracifolia), 미국개기장(Panicum dichotomiflorum) 등 총 37분류군이 확인되었다(Table 6).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귀화식물 321분류군(Lee et al., 2011)을 기준으로 산출한 도시화 지수는 11.5%, 귀화율은 6.1%로 산출되었다. 이는 인근 지역인 설악산의 귀화율 6.1%(Hong et al., 2010)와 동일한 수치이나 우리나라 산지의 평균 귀화율 4.4%(Kim et al., 2000)와 인제 지역의 귀화율 3.1%(Gangwon-do, 2010) 보다는 높은 값이다. 또한 기존 연구인 Paik et al.(1996)의 15분류군에 의한 3.3%의 귀화율에 비해 두 배 정도 증가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백두대간 트레일 및 임도와 군 작전로를 오프로드 코스로 이용하면서 산림 내부까지 귀화식물의 침입이 용이했기 때문으로 생각되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2014년도 산림청 연구과제, ‘우리 식물의 주권 확보(CBD 등)를 위한 기반연구’(과제번호: S111114L040100)와 2013년도 강원대학교 학술연구 조성비(과제번호-120131340)의 지원에 의하여 수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