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백합속(Lilium) 내 말나리절의 분류학적 검토
A taxonomic note of the genus Lilium section Martagon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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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백합속(Lilium)은 백합과에 속하는 식물로 북반구의 온대지역에 100 종 이상이 분포하는 비교적 큰 분류군이다. 최근 수행된 백합속 식물에 대한 연구들을 참조하여 한국산 Martagon절의 3종(하늘말나리, 말나리,섬말나리)에 대한 분류학적 검토를 진행하고자 하였다. 백합속에서 가용한 염기서열 중 엽록체 유전체의 4개부위 rbcL, matK, ndhF, atpB를 선정하여 계통수를 작성하였다. 그 결과, 한국산 Martagon절 3종은 단계통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은 한편 측계통군인 Sinomartagon절에 속하는 것이었다. 추가적으로, 형태형질과 계통수의 분지양상에 대해 비교 분석하였고 한국산 식물들에 대한 분류학적 유연관계를 논의하였다.
Trans Abstract
The genus Lilium comprises about 100 species and is a major element of the family Liliaceae in temperate region of North Hemisphere. In the light of recent studies on the genus, we tried to examine the tax-onomy of three Korean species (L. hansonii, L. tsingtauense, and L. distichum) belonging to section Martagon. The four available chloroplast regions (rbcL, matK, ndhF, and atpB) in Lilium species were selected and ana-lyzed for a maximum likelihood phylogeny. As a results, three Korean species of section Martagon formed a monophyletic group. However, they nested within paraphyletic section Sinomartagon. Further, the discussions on taxonomic affinities of Korean species have made based on comparison between topology of phylogenetic tree and morphology.
백합속(Lilium)은 백합과(Liliaceae)에 속하는 식물로서,100종 이상이 북반구의 온대지역에 분포하는 비교적 큰분류군이다. 백합속과 가장 근연인 것으로 평가되는 속은 Fritillaria와 Nomocharis로 이들은 공통조상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여진다(Hayashi and Kawano, 2000).
백합속의 분류학적 연구는 Reichenbach(1830)가 뿌리,줄기, 잎, 열매 등의 형태적 형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바 있다(Endlicher, 1836; Baker, 1871, 1874; Wilson, 1925; Comber, 1949; Woodcock and Stearn, 1950; Wang and Tang, 1980; Baranova, 1988; Lee et al., 1993). 이후 Comber(1949)는 형태적 특성에 기초하여 백합속을 Martagon Rchb., Pseudolirium Wilson, Liriotypus Asch. & Graebn., Archelirion Baker, Sinomartagon H. F. Comber, Leucolirion Wilson, Daurolirion H. F. Comber로 이루어진 7개의 하위분류군으로 분류하였다. 한국산 백합속은 Palibin (1901)이 L. amabile, L. medeoloides, L. tigrinum의 3종을 발표한 이래, L. hansonii와 L. cernuum, L. dauricum 등이 보고되었으며(Komarov, 1901; Nakai, 1911, 1915, 1917, 1918, 1952) 이외에 L. callosum, L. concolor, L. pumilum, L. leichtlinii, L. tsingtauense 등 현재 한국에는 11종과 2변종이 분포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ee, 2007). 또한 한국에 분포하는 모든 종은 Martagon절 또는 Sinomartagon절에 속한다.
백합속 Matagon절 식물은 한국 고유종인 섬말나리를포함하여 전 세계에 4종이 분포하며, 섬말나리의 경우 5–6월, 하늘말나리와 말나리의 경우 6–8월에 개화한다. 특히 1–4층의 윤생엽과 산생엽을 가지고, 윤생엽의 연녹색무늬가 뚜렷하며, 삭과에 날개를 형성하는 것이 백합속의 다른 절과 구분된다. 또한 종자가 다른 절에 비해 무겁고 화피편의 끝에 돌기가 있으며, 열매의 길이와 폭의 비율이 같다고 알려진 바 있다(Comber, 1949).
한국에 분포하는 백합속에 대한 분류학적 연구는 백합목이나 백합과 수준에서 부분적인 유전자인 matK, rbcL 및 nrITS 염기서열을 이용한 계통분류학적 연구 등이 다수 이루어져 왔으나(Nishikawa et al., 1999,; Rønsted et al.,2005; Nishikawa, 2007; Lee et al., 2011; Kim et al., 2013),여전히 한국산 백합속의 분류체계 수정에 대한 연구 및분류군간 유연관계에 대한 연구 등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편 백합속 식물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가 분포기원지로 알려져 있으며, 구근은 식용으로, 꽃은 원예로 쓰이는 중요한 식물자원이다. 따라서 자원으로서의 가치가높고 분포중심지인 한국산 백합속 Martagon절 식물들의계통분류학적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엽록체 DNA 4개 유전자 구간(rbcL, matK, ndhF, atpB)의 염기서열을 기초로 Martagon절을 포함한 백합속 내 계통수가 작성되었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Baker (1874), Wilson (1925), Comber (1949) 및 Lee (1989)의 백합속 분류체계와 비교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재료 및 방법
연구재료
본 연구의 사용된 백합속 Martagon절의 하늘말나리, 말나리, 섬말나리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자생지에서 직접 관찰 및 채집하였고, 증거표본은 용인대학교 식물표본관에 보관하였다(Table 1). 백합속 내 Martagon절에 속한 Lilium martagon L.의 경우 국내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Nishikawa, 2007), 국내 자생분포지 확인이 불가능하여 본 연구에서 제외시켰다.
자료 분석
백합속 내 Martagon절 분류학적 위치를 밝히기 위해 백합속 식물들의 엽록체 DNA에 위치한 4개 유전자 부위(rbcL, matK, ndhF, atpB)에 대한 염기서열 정보를 이전 연구(Song et al., 2016) 및 Genbank 등으로부터 수집하였다(Table 2). 종 선정은 한국산 Martagon절 3종과 백합속 내 Sinomartagon절, Leucolirion절 및 Pseudolirium절에서 최소 한 종씩을 포함하였다. 또한 계통학적 분석에서 군외군으로 이용하기 위해 백합속의 근연속으로 알려진 패모속(Fritillaria L.)의 3종에 대한 염기서열정보들이 수집되었다. 수집된 모든 염기서열은 Clustal W (Hall, 1999)를 통해 정렬시켰다. 정렬된 염기서열 정보들은 maximum likelihood 방식을 기반으로 10,000번의 반복과 계통수 내각 분기점들에 대한 지지를 알아보기 위한 bootstrap 분석방법(Felsenstein, 1985)에 따라 계통수가 작성되었다. 염기서열 치환모델로는 GTR+CAT+I가 선정되었고, 이는 Geneiou s 7. 1 프로그램에 설치된 어플리케이션인 RAxML을 통해 수행되었다(Stamatakis et al. 2008).
결과 및 고찰
본 연구에서는 엽록체 DNA 내 유전자 4개 구간(rbcL, matK, ndhF, atpB)의 염기서열을 기초로 계통수를 작성하여 한국산 Martagon절의 종간 유연관계 및 속 내 분류학적 위치를 분석하였다(Fig. 1). 본 연구 결과는 Martagon 절은 단계통군으로 나타나, 기존의 nrITS 염기서열에 근거한 계통학적 연구(Lee et al., 2011)와 유사하였다. 한편 Comber(1949)에 따르면, 백합속에서 Martagon절과 Sinomartagon절은 산생하는 잎을 가지고, 흙 위에서 발아하며, 전체 구근은 비늘모양으로 이루어져 있고, Turk's cap 모양의 꽃이 피며, 암술머리는 작고, 대부분의 종이동아시아 주변에 분포하는 특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Kim and Lee (1990a)는 Martagon절은 외부 형태적으로 뿌리 인경이 두꺼운 인편으로 엉성하게 구성되며 폭이 길이보다 크거나 비슷하고, 화피편은 다른 절과비교하여 두껍고 길이가 3.0–4.0 cm 사이로 나타나 다른절과 형태적으로 구분되는 것을 밝혔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이전의 Martagon절의 형태학적 연구들의 결과또한 지지하였다(Comber, 1949; Lee, 1989; Kim and Lee, 1990a, 1990b, 1990c, 1992).
Martagon절 내 종간 유연관계를 봤을 때, 형태형질에 기초한 분계분석(Lee, 1989)에서 하늘말나리와 말나리는 산생엽 이외에 한 층의 윤생엽을 갖지만, 섬말나리는 2–4층의 윤생엽을 갖는 점을 근거로 섬말나리는 절 내의 나머지 두 종과 구분되었다. 게다가 RAPD를 이용한 한국산 백합속의 종간의 유연관계 파악에 관한 연구에서(Lee et al.,1993), Martagon절의 3종 중에서도 하늘말나리와 말나리가 공유하는 마커가 가장 많아 분류학적 유연관계가 가장가까운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말나리가가장 먼저 분지되고, 이후 하늘말나리와 섬말나리가 분지하여, 이전의 의견과 다소 다른 결과를 보였다. 이는 형태학적 관점에서 하늘말나리가 말나리와 섬말나리에 비해짧은 화주와 화피편이 좌우대칭이 아닌 방사대칭으로 이루어져 있고, 섬말나리는 화피편이 두꺼운 것이 말나리와구분된다(Lee, 1989). 이를 현재의 연구결과와 종합적으로판단하였을 때, 한국산 Martagon절 내 종들은 좌우대칭의화피편에서 방사대칭으로, 또한 암술이 짧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되며, 나리속에서 나타난 형질은 Bessey 원리의 진화양상과 다르게 나타난다고 보여진다(Bessey, 1897, 1915). 추가적으로 암술이 짧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점은 하늘말나리 꽃의 개화 방향이 위를 향하기 때문에 비와 바람 등의 위험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진화된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백합속 내 절간의 유연관계에서 Martagon절은 측계통군인 Sinomartagon절 내에 포함되었다. 이와 유사하게 nrITS를 이용한 연구결과에서도 Martagon절이 Sinomartagon 절 등에 포함되었는데, Martagon절 외의 다른 절들이 측계통을 형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것이다. 한편 본 연구 결과는 분자적으로 Martagon절이 Sinomartagon절 내에서 단계통을 형성하는 것을 보임으로써, 형태학적으로 섬말나리가 수분 등의 생태환경이양호한 곳에 생육하며, 윤생엽이 발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Martagon절이 Sinomartagon절보다 대체적으로 하등하다는 이전 연구의 가설과는 대조되었다(Comber, 1949; Lightly, 1968; Lee, 1989).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결과는 백합속 Martagon절 내 유연관계에서 이전의 연구결과와는 다른 진화방향을 제시하였다. 기존의 형태학적 연구와 현재의 분자생물학적연구의 차이는 추후 세포학적 및 다른 마커를 이용한 유전학적 연구를 비롯한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추가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Acknowledgements
We thank to professor Joo-Hwan Kim at Gachon university for technical assistant and two anonymous reviewers for their valuabl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