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요본 연구는 경상북도 울진군과 영양군에 위치한 왕피천유역 생태·경관보호지역의 비관속 선태식물상 및 관속식물상을 조사하여 보전 및 지속가능한 관리방안을 수립하는데 기여하고자 하였다.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계절별 현지조사를 수행하였다. 조사 결과 왕피천유역의 육상식물은 총 164과 455속 698종 10아종 47변종 3품종으로 총 758분류군을 확인하였다. 이 중 비관속 선태식물은 46과 88속 120종 2변종으로 총 122분류군이며, 관속식물은 118과 367속 578종 10아종 45변종 3품종으로 총 636분류군이였고, 자생식물은 693분류군으로 집계되었다.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총 113분류군으로 V등급 1분류군, IV등급 6분류군, III등급 31분류군, II등급 38분류군, I등급 37분류군을 확인하였다. 한반도 고유종은 덕우기름나물을 비롯한 9분류군이며, 희귀식물은 2분류군, 기후변화에 취약한 북방계 15분류군과 남방계 1분류군이 확인되었다. 귀화식물은 46분류군, 생태계교란식물은 5분류군이 조사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보전이 필요한 종들을 제시하며, 왕피천 생태경관보전지역의 보전 및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될 것이다.
AbstractThis study presents the flora of nonvascular plants (bryophytes) and vascular plants within the Wangpicheon Ecosystem and Landscape Conservation Area in Korea. The time of the survey was divided into four seasons. The fieldwork was conducted for a total of 18 days from November of 2016 to October of 2017. The land plants in the Wangpicheon conservation area were identified as 758 taxa with 164 families, 455 genera, 698 species, 10 subspecies, 47 varieties and 3 forms. Among them, bryophytes amounted to 122 taxa and vascular plants numbered 636 taxa. Native plant amounted to 693 taxa. In total, there are 113 floristic target species in Korea, including one level V taxon, in this case Swertia wilfordii; six level IV taxa; 31 level III taxa; 38 level II taxa; and 37 level I taxa. There are nine endemic plants, including Sillaphyton (=Peucedanum) podagraria, which is the endemic genus; two rare plants; fifteen northern plants; and one southern plant as target plants adaptable to climate change. Also, there are forty-six naturalized plants and five ecosystem-disturbance organisms. The results of this study suggest several species that should be preserved and can serve as basic information with which to establish conservation and management plans for the Wangpicheon conservation area.
생태·경관보전지역은 자연상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하여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으로 지형·지질 등 무생물적인 요소도 고려되어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있는 지역을 자연환경보전법에 의거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보호·관리하는 곳이다. 우리나라는 1989년부터 2020년까지 총 33개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을 지정하였다. 이 중 환경부 지정지역은 9개이며, 면적은 총 248.03 km2이고 시·도에서 지정한 지역은 24개로, 면적은 총 37.764 km2이다. 이 중 왕피천 유역은 2005년에 지정되고 2006년에 보호면적이 확대되었으며 면적은 102,841 km2이다(Ahn et al., 2017). 이는 우리나라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전체면적 중 최대 규모로 41.5%를 차지하고 있다. 왕피천 유역의 행정구역은 경상북도 울진군에 88%, 영양군에 12%로 위치한다. 왕피천 생태·경관보전지역은 지속가능한 보전 및 관리를 위하여 다음 3가지로 지정·관리하고 있으며, 핵심구역(45.35 km2)은 2005.10.14일에 고시되었고, 완충구역(55.64 km2)과 전이구역(1.85 km2)은 2006.12.8일에 고시되었다. 사유지는 전체 면적 중 5.9% 정도 해당된다(Park and Lee, 2017).
왕피천유역의 지질은 선캄브리아기의 지층으로 크게 북쪽은 율리층(pCEy)이고 남쪽은 원남층(pCEw)으로 대비되며 이외에도 다른 지층들로 구성되어 있다(Kang and Oh, 2017). 지형은 산지지형과 하천지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산지는 토르·새프롤라이트·산지습지 등이 있고, 하천은 다양한 침식·퇴적 하천지형이 나타나며 기반암을 하방 침식하여 형성된 감입곡류하천이 특징적이다(Kang and Oh, 2017). 이곳의 토지 현황은 대부분 산림이고 기후환경 중 20년간 연평균 기온은 12°C이며, 연평균 강수량은 1,342.65 mm이다(Kang and Oh, 2017). 2017년에도 평균기온이 13.2°C, 최저기온은 –9°C, 최고기온은 37.1°C이며 평균상대습도는 64.2%이고 평균일조율은 56.7%였다(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2018). 왕피천 유역은 주민들과의 의견수렴을 거쳐 보호지역으로 설정되고 보호되면서 생물다양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geodiversity가 높아 다양한 생물서식지가 많으며 이에 맞게 생물종 또한 2,320종으로 2012년 정밀조사 결과(1,762종)보다 다양성이 많이 높아졌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산양, 수리부엉이, 구렁이, 큰자색호랑꽃무지 등 12종이 서식하고 한반도 고유종도 32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식생현황도 93% 이상이 생태자연도 1–2등급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곳의 환경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Park and Lee, 2017).
이러한 왕피천 유역 주변 일대의 관속식물상 조사는 불영사계곡과 통고산을 중심으로 560분류군(Lee et al., 1976), 제2차 전국자연환경조사 일환으로 장군봉·통고산·천축산에서 573분류군(Kim and Do, 2001), 불영계곡 일대에서 641분류군(Oh and Shin, 2006), 왕피천을 중심으로 384분류군(Chung and Kim, 2003)이 조사된바 있다. 왕피천 생태·경관 보전지역의 정밀조사로는 대구지방환경청에서 457분류군(Park and Lee, 2008), 국립환경과학원에서 613분류군(Hyun et al., 2012)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선행 연구들은 증거표본이 없거나 불분명하여 생물다양성이 높아지고 있는 왕피천 보전지역의 관속식물상 연구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육상식물 중 비관속식물에 속하는 선태식물(Bryophyte)은 우리나라에 925분류군이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으나(National Biodiversity Center, 2019) 아직 국내에서는 연구가 미비한 실정이며 왕피천 유역 일대에서도 조사가 이루어진 바 없다. 이에 본 연구는 왕피천 생태·경관 보전지역의 관속식물상과 선태식물상을 밝히고 육상식물의 종조성 특징과 육상식물의 지리학적 중요성을 논하며, 이와 더불어 자연환경보전 등 보호지역의 지속가능한 관리방안을 수립하고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조사지 개황경상북도의 왕피천은 영양군 수비면의 금장산(849 m)의 북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신원리에서 북동쪽방면으로 장수포천을 만나고 왕피천으로 합류하는 것으로 보는 관점이 가장 많으며, 울진군의 금강송면과 근남면을 거쳐 동해로 흘러들어가는 60.95 km 길이의 지방 2급하천이다. 왕피천 유역은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과 근남면 그리고 영양군 수비면에 위치하며, 백두대간의 정맥 중 하나인 낙동정맥의 동쪽으로 북측의 천축산(653.3 m), 서측의 통고산(1,066.5 m), 동측의 남수산(437.7 m)·소령산(590 m)· 대령산(652.5 m) 자락과 남측의 금장산(848.4 m)·울련산(939 m)으로 둘러싸여 있다(Figs. 1, 2A–C). 왕피천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전체 면적(102,841 km2) 중 산림은 98.91 km2로 96.2%이고, 경작지가 1.54 km2로 1.5%이며, 그 외에는 하천, 주거지, 도로 등이다(Anonymous, 2007). 환경부에서는 「자연환경보전법」제12조를 근거로 다양한 생태계 및 우수한 자연경관과 멸종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 CR) 및 희귀야생 동·식물 등 높은 생물다양성에 대하여 보전할 필요가 있는 지역으로 판단하여 2005년 10월 14일에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고시하였다. 이곳의 주요 산림 식생은 소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림이며, 일부는 식재된 일본잎갈나무와 잣나무림 등이다. 왕피천유역 일대의 산림은 경사가 심하고 건조하여 대부분 소나무와 굴참나무림이며, 일부 계곡부에서는 혼효림, 산지습지에는 진퍼리새, 하천 및 배후습지에는 버드나무와 달뿌리풀 등이 주된 우점종으로 나타난다.
조사일정조사지역 내에 분포하는 비관속식물의 선태식물상과 관속식물상을 파악하기 위하여 3계절(봄, 여름, 가을) 이상 조사시기를 선정, 봄은 이른 봄과 늦봄으로 구분하였고, 선태류의 경우 주로 포자체 형성시기(봄, 가을)를 고려하여 조사를 수행하였다. 조사기간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총 18회 이상 현지조사를 실시하였다(Table 1).
조사방법조사지역에 대한 식물상 조사는 제4차 전국자연환경조사 식물상 조사지침(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2014)에 의거하여 수행하였다. 선태식물은 현장에서 채집한 식물체를 자체 제작한 표본봉투(21.5×29.7 cm)에 담았으며, 표본정보들을 기록하였다. 야외조사를 통해 채집한 관속식물 및 선태식물은 증거표본으로 제작하고, 국립생태원(NIE)과 대전대학교 표본관(TUT)에 보관하였다. 식물의 동정은 Lee (2003a, 2003b), Lee (2006), Park (2009) 등의 도감을 활용하였으며, 과별 배열은 한국속식물지(Park, 2007)를 따랐고, 속이하의 배열은 알파벳순으로 정리하였다. 학명의 채택과 분류군의 배열은 국가생물종목록집(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9)을 이용하였다. 선태식물의 동정은 한국동식물도감 선태식물편(Choe, 1980), 북한식물지(Kim and Hwang, 1991), 일본식물지(Noguchi, 1987, 1988, 1989, 1991, 1994), 중국식물지(Wu et al., 2002, 2005, 2011) 등 국내·외 문헌을 참고하였으며, 분류체계는 Goffinet et al. (2009), Crandall-Stotler et al. (2009)을 따랐다. 본 조사에서 밝혀진 식물목록을 토대로 식물 구계학적 특정종(Kim et al., 2018), 한국 고유식물(Kim and Park, 2013; Nam et al., 2018), 국가적색목록(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 희귀식물목록(Korea Forest Service, 2018), 한반도 기후변화 적응 대상식물 300(Oh et al., 2010), 생태계교란식물 및 귀화식물(Park, 2009; Lee et al., 2011; Ministry of Environment, 2019) 목록 기준에 근거하여 분석하였으며, 최근에 보고된 종들은 논문과 문헌을 참고하였다.
결 과육상식물의 분포 및 생육현황왕피천유역의 생태·경관보전지역에 생육하고 있는 육상식물(선태류 및 관속식물)은 확증표본을 근거로 전체 164과 455속 698종 10아종 47변종 3품종으로 총 758분류군이 생육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Table 2, Appendix 1). 이 중, 선태식물류는 46과 88속 120종 2변종, 총 122분류군이 확인되어 한반도 전체 925분류군(National Biodiversity Center, 2019)의 13.2%로 나타났다. 그리고 관속식물은 118과 367속 578종 10아종 45변종 3품종, 총 636분류군으로 집계되어 한반도 전체 4,552분류군(National Biodiversity Center, 2019)의 14%에 해당하는 식물이 왕피천유역의 식물상을 이루고 있다.
조사지역은 Table 4의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거의 대부분 북방계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나 식물구계학적으로 Lee and Yim (1978)의 중부아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선태식물의 기후학적 분포 특성선태식물의 기후학적 분포 특성을 파악하고자 4개 기후대(한대, 냉대, 온대, 열대)를 기본으로 9개(한대, 한대-냉대, 냉대, 냉대-온대, 온대, 온대-아열대, 아열대, 아열대-열대, 전기후)로 구분한 Bakalin (2010)을 따라 분석하였다. 왕피천 생태경관 보전지역의 선태식물 기후학적 분포 특성은 냉대-온대성 식물 35종(28.7%)이 가장 많이 분포하며, 그 다음으로 온대성 식물 25종(20.5), 기후에 상관없이 전지역 분포하는 전기후성 식물 24종(19.7%), 온대–아열대성 식물 21종(17.2%), 아열대–열대성 식물 7종(5.7) 순으로 분포함이 밝혀졌다(Table 3). 빨간비늘이끼, 숲날개이끼, 아기두끝벼슬이끼 등의 한대–냉대성 식물과, 가는물 우산대이끼, 패랭이우산이끼, 물비늘이끼 등의 냉대성 선태식물이 왕피천 주변의 그늘지고 습한 바위 겉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선태식물도 관속식물과 같이 중구아구의 특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관속식물의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어느 특정 지역공간 내 식물상의 분포현황을 통해 자연환경 우수성의 정도 및 비교 우·열세를 파악하고자 선정된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Kim et al., 2018)은 총 113분류군으로 왕피천의 관속식물 630분류군 중, 약 17.8%를 차지하며, 북방계 식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환경변화에 쉽게 도태될 수 있으며 지리적 가치가 높은 V등급에는 큰잎쓴풀이 있으며, IV등급에는 참우드풀, 꼬리진달래, 덕우기름나물 등 6분류군, III등급은 산꽃고사리삼, 노랑갈퀴, 난사초 등 31분류군이다. II등급은 부채괴불이끼, 백작약, 택사 등 38분류군, I등급은 오갈피나무, 산조팝나무, 연복초 등 37분류군을 확인하였다(Table 4). 그 중, 식물구계학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는 V–IV등급의 큰잎쓴풀은 강원 양양, 평창, 고성의 높은 산지와 경북 울진에 간헐적으로 분포하는 북방계성 산지식물로 본 조사에서는 천축산 임도의 가장자리를 따라 아주 드물게 생육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참우드풀은 강원과 경북 산지의 습한 바위틈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왕피천 일대에서도 통고산의 나출된 암반들 중 습한 장소에 산발적으로 자생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꼬리진달래는 석회암 지표식물로 강원, 충북, 경북의 석회암지역의 반그늘진 바위지대나 건조한 산지 능선부 등지에 무리지어 생육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왕피천에서도 주변 대부분의 산지 능선과 바위지대에 넓게 자생하고 특히 임도 주변 산지 가장자리를 따라 생육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편, 세잎승마는 우리나라 식물구계 중 중부아구에만 분포하는 분류군으로 강원도·경상도·충청도에서만 발견되며, 왕피천 일대에서는 산지사면부 그늘지고 습한 장소들에서 개체수준으로 생육하고 있었다. 최근 한국 고유속(Korean endemic genus)으로 발표(Pimenov et al., 2016)된 덕우기름나물은 아래의 한반도 고유종에 설명한 바와 같다.
한반도고유종왕피천 보호지역에서 생육하고 있는 한반도 고유식물은 총 9분류군으로 왕피천 전체 관속식물의 약 1.4%이다(Table 5). 그 중, 한국의 대부분의 도감류에서 언급되지 않을 정도로 그 실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덕우기름나물이 통고산의 동사면부에 드물게 생육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Fig. 3F). 덕우기름나물은 1969년 6월 7일 강원도의 덕우산에서 지형준이 채집한 표본을 근거로 Kitagawa (1972)가 신분류분군으로 발표하여 최근까지도 기름나물속의 Peucedanum insolens Kitag.로 인식(Lee, 1996; Kim and Park, 2013)하여 왔으며, 강원도의 석회암 지대에 국한하여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and Park, 2013). 그러나 이와 동일한 종으로 평가되는 식물이 이미 1901년 9월 3일 한국의 중부지역 산지의 해발 1,000 m에서 Faurie에 의해 채집되어 이를 근거로 Boissieu (1903)에 의해 Peucedanum podagraria H. Boissieu로 발표되었다. 최근 Pimenov et al. (2016)은 열매와 잎의 형태적 특성과 internal transcribed spacer 염기서열을 근거로 Sillaphyton (=P.) podagraria를 기준종(type species)으로 하고 이에 P. insolens를 이명처리하여 한국 고유 단형속(endemic & monotypic genus)인 Sillaphyton(덕우기름나물속)을 설정하였다. 덕우기름나물은 주로 석회암지역의 산지에서 생육하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종생태적 특성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분류군으로 학술적인 종분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한편, 해변싸리는 1921년 전남 보길도에서 채집된 표본을 근거로 Nakai (1923)가 발표한 분류군으로 지리적으로 동해안의 강원, 서해안의 충남 이남의 바닷가에 인접한 고도가 낮은 산지의 양지바른 돌밭에 생육하지만 드물게 내륙지역에서도 생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and Park, 2013; Nam et al., 2018). 본 조사에서는 천축산 동남사면의 왕피천과 인접한 계곡 주변부에 무리지어 생육하고 있어 내륙에서는 거의 분포 최북단지역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지리대사초는 주로 백두대간을 따라 남부에서 중부지역까지 활엽수림의 아래에 큰 무리를 이루어 생육하는 분류군으로 왕피천 일대에서는 천축산, 통고산의 신갈나무, 굴참나무 등으로 구성된 활엽수림 급경사지에 생육하고 있다. 그 외, 세잎승마, 산앵도나무, 노랑갈퀴, 각시서덜취 등은 산지 사면의 다소 반그늘진 곳에, 할미밀망은 산자락의 양지바른 곳에, 오동나무는 비교적 고도가 낮은 산지 사면에 생육한다.
한국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적색자료 관속식물왕피천 일대의 관속식물 분류군 중 적색목록 기준에 의해 평가된 취약종(VU, vulnerable)은 큰잎쓴풀, 준위협종(NT, near threatened)은 백작약이 조사되었다(Table 6). 백작약은 제주를 비롯하여 전국에 분포하나 주로 중부 이북 습한 전석지나 비옥한 토양에 흩어져 산생한다. 왕피천 일대에서도 천축산, 통고산, 대령산 등지 축축한 산사면과 전석지에 1–3개체 정도씩 분포하고 있었다.
기후변화 적응 대상식물왕피천 일대에서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대상식물(Oh et al., 2010)은 거의 대부분 북방계식물로 산토끼꽃, 털댕강나무 등 총 15분류군을 확인하였으며, 왕피천 전체 630분류군의 약 2.4%에 해당한다(Table 7, Fig. 3D). 이 중 산토끼꽃은 중국, 일본, 한국에만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서쪽 석회암지대인 강원, 경북 및 충북의 일부지역에 한정되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피천 일대에서는 통고산 동쪽사면 동수골로 햇빛이 잘 드는 계곡 주변에 생육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붉은대극은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및 남부 산지 사면과 계곡부에 드물게 생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조사에서는 통고산 동쪽으로 급경사지와 왕피천으로 연결되는 동수골 평지에 대규모 군락지를 확인하였다. 남방계식물로는 미치광이풀 1분류군이 통고산 동사면 계곡 주변 부식질이 많은 토양에서 군락을 이루어 생육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미치광이풀은 제주도, 경남, 전남을 제외한 지역과 북한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북방계식물로 계속 보는 견해도 있으며(Kim et al., 2018), 세계적으로 남아메리카(Tu et al., 2010), 일본 혼슈 남쪽에 분포하여 남방계식물로 보는 견해(Oh et al., 2010)도 있다.
귀화식물 및 생태계교란식물조사지역 일대의 귀화식물은 46분류군으로 왕피천 전체 분류군의 7.2%(귀화율)이며, 이 중 국화과는 20분류군으로 조사된 귀화식물 중 43.5%에 해당하여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Table 8). 기존 왕피천 정밀조사에서는 42분류군(Hyeon et al., 2012), 18분류군(Park and Lee, 2008)을 확인하였으며, 귀화율은 6.8%, 1.8%로 본 결과보다 다소 낮게 나타났다. 왕피천 인근 지역에서는 Oh and Shin(2006)이 53 분류군(8.2%)으로 보고하여 본 조사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환경부 지정 생태계교란생물은 3번의 왕피천 정밀조사동안 2008년에 돼지풀 1종(Park and Lee, 2008), 2012년에 돼지풀과 애기수영 2종(Hyeon et al., 2012), 2017년에는 5종(돼지풀, 애기수영, 미국쑥부쟁이, 가시상치, 환삼덩굴)으로 분류군 수가 늘어나고 있다(Table 9).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는 돼지풀은 통고산 임도, 미국쑥부쟁이는 남쪽 수하계곡 등 도로 주변, 가시상치는 민가 주변에서 발견되었으나 이들 모두 협소한 지역에 비교적 적은 개체 수가 확인되었다. 반면, 애기수영의 경우 왕피천 내 민가, 경작지, 임도와 도로 가장자리 등 다양한 지역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훼손된 곳이나 도로 등 양지에 흔하게 생육하며 주변 식물의 생육을 방해하던 환삼덩굴은 왕피천에서도 전역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최근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2019. 7. 26)되어 방제 등의 조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고 찰일반적으로 지금까지의 육상의 식물상 조사는 대부분 관속식물에 국한되거나 예외적인 경우에 별개로 선태식물만을 대상으로 수행되어 왔으나 본 연구에서는 같은 지역에서 분류학적으로 특성이 크게 다른 두개의 큰 식물군, 즉 육상식물군 조사를 동일한 시기에 실시한 바, 그 의미가 크다. 보통 이끼라 부르는 선태식물류는 각 분류 군의 분포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주로 육상의 습한 곳에서 생육하기 때문에 생육지의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분류군으로 관속식물의 분포 및 생육 환경이나 습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향후, 생태적으로 특이 환경을 갖는 지역 또는 산지의 식물상 조사를 선태식물과 관속식물의 생태학적 생육습성의 역학 관계를 고려하여 동시에 수행한다면, 각각 서로 다른 식물 다양성의 특성 분석과 동시에 이들 생태의 역학적인 관계 또는 서로의 연관된 변화 양상을 추적하는 데, 중요한 과학적 이슈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본 조사에서 확인된 육상식물은 총 758분류군(관속식물 636분류군, 선태식물 122분류군)으로 2008년 정밀조사 457분류군(Park and Lee, 2008)과 2012년 정밀조사 613분류군(Hyeon et al., 2012)에 비해 264분류군과 108분류군의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기존에 선태식물이 조사된 바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과거 보고서(2008, 2012)에서 언급된 관속식물의 가지괭이눈, 도깨비부채, 사창분취, 왕느릅나무 등 200여 분류군을 확인하지 못하였고, 산우드풀, 산꽃고사리삼, 거미꼬리고사리, 우단일엽, 인가목조팝나무, 붉은대극, 택사, 애기앉은부채, 좀네모골, 송이고랭이 등 170여 분류군을 새로이 확인하였다. 이는 기존의 조사경로 또는 조사시기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됨과 동시에 과거 일부 오동정된 분류군을 비롯하여 딸기 등과 같은 재배식물까지 포함한 차이로 보였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약 10년 동안 왕피천 정밀조사에서 보고된 관속식물은 893분류군으로 이에 선태식물을 포함하면 약 980여 분류군이 보전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왕피천 보전지역 주변, 즉 불영사계곡 일대, 통고산 일대 등의 식물상이 560–641분류군(Lee et al., 1976; Kim and Do, 2001; Chung and Kim, 2003; Oh and Shin, 2006)인 점을 감안하면 보다 다양한 분류군이 생육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그리고 과거의 정밀조사를 종합정리한 동강유역의 생태·경관 지역의 831분류군(Kim and Chae, 2019)보다 높은 결과였다. 이는 일부 관속식물의 차이와 더불어 선태식물의 조사가 동시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국내 환경부 지정 생태·경관보전지역 정밀조사 기간(2014–2018) 내에 밝혀진 분류군은 130–619분류군 정도로 왕피천의 육상식물상은 확증표본을 근거로 관속식물만으로도 636분류군이 밝혀져 정밀조사 중 가장 많은 분류군이 확인되었고, 선태식물상은 조사가 처음으로 수행되었다. 관속식물상을 근거로 자연의 우수성과 환경을 평가하는데 주로 이용되는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큰잎쓴풀을 비롯하여 총 113분류군이 밝혀져 왕피천 일대의 환경이 양호하고 다양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왕피천 유역은 중부 산악지역(Kong, 2007)으로 Table 4과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식물구계학적으로 대부분 북방계식물이 우세하게 분포하는 중부아구 지역(Lee and Yim, 1978)에 포함된다. 따라서 향후 기후변화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큰잎쓴풀, 덕우기름나물 등을 비롯한 일부 종들은 현지 내·외보존 방안을 마련하고, 추후 산림복원 또는 종 복원 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피천 보전지역 내에 분포하는 주요 관속식물 중, 통고산 동사면부에 드물게 생육하는 덕우기름나물은 최근에 Pimenov et al. (2016)에 의해 덕우기름나물을 기준종으로 하여 한반도 고유 단형속으로 발표되었다. 결과적으로 덕우기름나물속은 다른 한반도산 고유속인 제주고사리삼속, 모데미풀속, 개느삼속, 미선나무속, 금강초롱꽃속과 더불어 생물학 및 진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식물 분류군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분류를 위한 일부 표징형질(diagnostic character)의 특성과 강원도 정선, 영월과 같은 지역의 석회암지대에 분포한다는 정보만 알려질 뿐, 현재까지 이들의 국내 분포역 및 현황, 종생태를 비롯하여 생물학적 특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왕피천 유역 일대의 생육하는 개체들은 보전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본 조사에서 처음 발견된 붉은대극의 자생지는 2만 m2 정도이며, 왕피천 유역일대에 1,000개체 이상이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Fig. 3B). 이른 봄에 개화하여 붉은색을 띠다가 점차 연녹색으로 변하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국내 최대 군락지로 예상되는 만큼 왕피천을 대표하는 소나무와 더불어 보전가치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바위 틈이나 겉에 생육하는 참우드풀도 처음 확인하였으며 통고산 일대에서 소수의 개체만 발견되어 보호할 필요가 있다(Fig. 3A). 식물구계학적 V등급 및 적색목록집의 VU 그리고 산림청의 희귀식물의 CR의 범주에도 속하는 큰잎쓴풀은 정밀조사 시마다 분포가 확인되고 있지만 국내 분포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이들의 자생지가 임도 또는 등산로 주변 등 나출된 지역으로 개체수가 많지 않아 훼손 위험이 아주 높은 종으로 평가되므로 일부 자생지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현지내 보전대책 및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었다(Fig. 3C). 그리고 산토끼꽃은 강원, 경북 드물게 충북지역에 작거나 크게 무리지어 생육하는 데, 왕피천 일대에서는 그 개체수가 적고 생육지가 동수골 마을 주변으로 훼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산중 습지에 생육하는 땅귀개는 식물구계학적 IV등급으로 주로 국내 중부이남의 물기가 있는 습한 곳에 제한적으로 생육하는 벌레잡이 식물로 왕피천에서는 천축산 내의 습지에서만 이들이 생육하는 것을 확인하였다(Fig. 3E). 비교적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또다른 식충식물인 끈끈이주걱은 습지와 늪 등지의 상층이 열린 장소 또는 5 cm 내외의 최저수심을 유지하는 미세요철입지에만 생육하는 분류군으로(Lee et al., 2013) 왕피천의 임도에 인접한 산중 습지의 가장자리에서 확인되기도 하였다. 왕피천의 습지들은 예전부터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어 왕피천 내에서 분포가 제한적인 분류군들을 대상으로 현지내 보전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하고 실행하여 장기적으로 그 효과를 모니터링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경북을 비롯한 중부 이북 산지의 천변 주변과 습지에 무리지어 생육하는 속새는 왕피천 관리소 등을 비롯한 그 주변에서 발견이되기도 하지만 왕피천 주변의 배후습지에 이들이 크게 무리지어 생육하고 있다. 이 외에도 왕피천 일대의 습지에서는 택사 및 보풀 등의 다양한 수생식물과 가는그물이끼, 물가침부리이끼, 물긴가지이끼 등과 같은 선태식물이 추가 확인되고 있어, 습지 보전 고려사항 중 습지식물의 종보존을 위한 관리 및 대책마련도 꼭 포함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선태식물 중, 석회질 토양에 주로 생육하는 동강세줄이끼, 버섯우산이끼, 산누운깃털이끼 등이 왕피천 계곡 주변 바위 위에서 생육하는 것을 발견하였다(Fig. 2D, E). 동강세줄이끼는 영월, 정선의 동강 주변에서 한반도 미기록으로 발견된 이후, 그 이외 지역에서는 처음 발견되는 것이다. 아기겉굵은이끼는 일본, 사할린 등지에, 국내에서 강원, 충북, 제주 등에 분포하며, 주로 고도가 높은 지역의 나무 기부나 바위 또는 부식토 위에서 생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Noguchi, 1994). 이들은 왕피천 임도 주변의 부식토 위에서 생육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임도 주변 사면이라 산사태와 같은 환경변화에 민감하여 보호가 필요하다. 물긴가지이끼는 습지에 드물게 생육하는 분류군으로 왕피천 유역 일대 상천제2초소 인근 습지에 대규모로 자생하고 있다(Fig. 2F). 왕피천의 생육지는 국내 다른 생육지 보다 큰 규모의 자생지로 판단할 수 있어 왕피천에서 보전가치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과거, 일부 문헌에서 법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산작약이 왕피천 유역에 생육한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왕피천 관리소의 자생지 자료와 내부에서 분석한 산작약의 잠재적 가능 생육지들을 모두 조사, 검토해 본 결과 백작약만 발견되었다. 산작약은 화경이 경생엽보다 길게 신장하고 화사는 흰색으로 백작약과 쉽게 식별이 가능(Jeong, 2011)하기에 기존에 알려진 자생지는 모두 백작약의 오동정으로 판단되며, 왕피천은 대체로 건조한 생태적 환경으로 산작약이 분포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
왕피천 보호지역에 생육하는 귀화식물 및 생태계교란종의 종수와 귀화율은 인근 지역의 식물상 조사보다 낮은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5년 주기의 정밀조사 기간에 따른 식물 변화상 분석에서는 10년 동안 이들의 개체 및 분포지가 넓어진 것으로 나타나 향후 이에 대한 관리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피천 유역 일대에는 1,000 m 이상의 아고산지와 석회암지대, 산지계곡, 산지습지, 묵논습지, 오래된 침식·퇴적하천지형, 전석지, 동굴, 초지, 농경지, 급경사지 등과 바다와 인접한 지정학적 위치로 야생 동·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다양한 생태환경을 가지고 있다. 특히 천축산 일대의 산중 습지들과 한천 및 독거리 일대의 묵논습지들은 많은 생물들의 서식처이자 생태계 연결다리 역할을 하고, 일부 희귀식물들에게는 피난처가 될 수도 있기에 동·식물상이 높은 몇몇 지역들과 큰잎쓴풀, 붉은대극, 참우드풀, 덕우기름나물 등의 주요 관리가 필요한 식물들은 실질적인 모니터링과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ACKNOWLEDGMENTSThis work was supported by a grant from the 5th National Ecosystem Survey and the investigation of Ecosystem and Landscape Conservation Area of 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NIE), funded by the Ministry of Environment (MOE) of the Republic of Korea (NIE-A-2020-01).
Table 1.Table 2.Table 3.Table 4.Table 5.Table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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